최근 가장 많이 주목 받은 주식 섹터 중 하나는 단연 '신재생 에너지'입니다. 신재생 에너지 관련 투자섹터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발전 방식 기준으로 태양광, 풍력, 수력, 원자력, 지열 등 이 있고, 모든 영역에서 공통적으로 필요한 '전력망 인프라'섹터가 있습니다.
하지만 신재생 에너지는 기후변화 대응이란 중요성 대비로 투자가 어렵고 재미가 없습니다. 태양광은 신재생 에너지에서 가장 먼저 주목 받았습니다만 중국의 주요 원자재와 부품 독식 및 가격덤핑, 미국의 견제까지 겹쳐 투자 성과가 좋지 못합니다. 다른 발전 방식들은 특정 분야에 투자와 성과가 집중되지 않으며, 국가 별 선호 방식도 달라 전문 지식이 없다면 투자가 어렵습니다. (요즘은 신재생 에너지의 빠른 대안으로 원자력 섹터가 주목받고 투자성과도 좋은 편입니다.)
반면 '전력망 인프라'는 모든 신재생 에너지 발전에 필요한 공통 요소이며, AI 및 전기차와 같은 기술발전으로 기존 인프라 업그레이드까지 필요한 슈퍼 사이클을 맞으면서 상대적으로 투자가 쉽고 용이한 메가 트렌드 섹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글은 전력망 인프라 섹터가 주목받는 이유와 가장 중요한 변압기 시장, 그리고 국내 주요 기업들과 경쟁우위 등에 대해서 정리했습니다. 다음엔 이어서 국내외 주요기업들의 성과 및 주가변화, 투자관련 의견, 그리고 ETF 상품들까지 정리해 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력망 인프라 섹터가 주목받는 이유
💰메가 트렌드 산업은 모두 전기 먹는 하마
- 전 세계 전력 수요는 2050년까지 현재 대비 약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
- 글로벌 전기차 점유율은 2023년 기준 약 16%에서 급성장하고 있으며 2050년까지 전 세계 전력 소비량의 약 14%를 추가할 수 있음
- AI관련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현재 미국 전력 수요 기준 2.5%에서 2030년 7.5%로 증가할 수 있음
- 중국, 인도 등 신흥국들의 발전으로 전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
- 지구 평균 기온 상승으로 유럽 등 무더위 대응에 필요한 전력 수요도 증가하고 있음
💰재생에너지 사용에 따른 새로운 전력망 인프라 필요
- 발전소 위치: 화석연료 발전소는 가급적 수요지역 근처로 결정되지만, 재생에너지는 생산환경이 위치를 결정합니다 (ex: 풍력, 조력, 태양광 등)
- 송전망 부담: 화석연료 체제에선 최대한 짧은 송전거리를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만, 재생에너지는 경우에 따라 매우 긴 송전거리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 전력생산의 안정성: 화석연료는 생산능력을 예측하기 쉽고 예비 생산능력까지 고려할 수 있지만, 재생에너지는 특성 상 생산량 추정이 매우 어렵습니다.
- 설치기간과 복잡성: 재생에너지 관련 인프라들은 입지 선정부터 허가, 필요한 장비 및 기자재들이 화석연료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때문에 설치기간도 최소 5~15년으로 깁니다.
- 전력 Grid 구성: 화석연료는 생산된 전기를 대부분 저장하지 않고 바로 소비하는 형태입니다만, 재생에너지는 저장장치 및 복잡한 인프라가 포함되면서 전력Grid 구성 난이도가 매우 높습니다.
💰정책적 수혜와 미국 중심 노후화된 인프라 교체 수요
- 미국은 2021년 제정된 초당적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법(IUA)'과 인플레이션 감소법(IRA)를 기반으로 전력망 업그레이드에 약 3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
- 독일은 2023년 11월 그리드 투자 촉진을 위한 법안을 승인
- EU는 2023년 11월 전력망 효율화 및 확충을 위한 전력망 행동 계획을 발표
변압기 시장과 국내기업들의 포지션
💰변압기 위주 전력기기 기업들 실적 강세
위에서 보여드린 '전력산업 벨류체인'을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한 그림입니다. 위 과정을 크게 아래 4가지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는데요.
- 발전: 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단계입니다. 기존 화석연료 기반 발전소부터 신재생 에너지 발전소까지 다양한 타입의 발전소가 있을 수 있는데, 생산된 전기의 전압은 약 10~22kV 정도가 됩니다.
- 송전: 발전된 전기를 최대한 손실없이 장거리로 전달하는 과정이며 송전선과 변전소가 필요합니다. 1차적으로 발전된 전기는 전력손실을 줄이기 위해 최대 765kV까지 승압되며, 장거리 송전을 마치면 감압 변전소에서 154kV까지 전압을 내립니다.
- 배전: 일반 가정이나 상업용 건물, 전기차 충전기 등 최종 소비자에게 전기를 이어주는 단계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일반적인 전압인 220V까지 전압을 낮춰야 하며 전봇대에 달려있는 주상 변압기가 이 역할을 합니다.
- 소비: 전기를 사용하는 단계입니다. 소비처에 따라 산업용, 가정용, 상업용으로 나눌 수 있으며 각각 국가별로 소비 단가가 다르게 측정됩니다. 미국은 가정용 소비가 가장 높지만, 우리나라는 산업용 소비가 가장 많습니다.
각 단계 별로 수많은 기업들이 비즈니스를 영위하며 형태도 다양합니다. 개별적으론 발전소, 송전설비, 배전설비를 전체적으로 설계/제작/운영하는 기업이나, 송전/배전과정 및 설비에 필요한 전력기기들을 생산/판매하는 기업, 그리고 2가지 과정을 모두 커버하는 기업들도 있을 수 있는데요.
최근 국내 기업 중 주가가 상승하는 곳은 대부분 송/배전 관련 전력기기들을 판매하는 기업입니다. 그 중에서도 송/배전 과정에서 전력 손실을 줄여주는 핵심제품인 변압기 및 관련 기기들(차단기, 개폐기, 계량기 등)을 판매하는 기업들이 미국 중심의 수요 증가로 최근 가파르게 주가가 상승하고 있습니다.
변압기 내에서도 여러가지 제품이 있습니다만, 투자자 관점에서는 변압기 처리용량을 기준으로 소형과 중/대형 변압기를 나누어 볼 수 있는데, 각각의 특징은 아래와 같습니다.
구분 | 소형 변압기 | 중/대형 변압기 |
처리용량 | [공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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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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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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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특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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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방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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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및 진입장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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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력 변압기: 산업화나 도시화의 증가, 신재생 에너지 확대, 전력망 인프라의 현대화 등
- 배전 변압기: 전력 수요의 증가, 전력망의 확장 및 업그레이드, 스마트 그리드 기술 도입 등
💰변압기 시장규모 전망과 슈퍼사이클
- 이번 변압기 슈퍼 사이클은 신재생 에너지 대응 + 노후화된 인프라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미국에서 시작되었음
- 미국은 AI, 전기차 등의 신기술을 리드하고 있으며, 관련 전력 수요가 가장 많음 (AI개발에 필요한 글로벌 하이퍼스케일 데이터 센터의 50%가 미국에 있음)
- 글로벌 기준 변압기 시장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은 APEC(아시아 태평양)이지만, 가장 큰 변압기 시장은 미국을 포함한 북아메리카 지역임
- 미국의 제품 기준을 통과하면 글로벌 다른 지역을 공략하는 것이 쉬워짐
💰국내 기업들의 경쟁 우위요소
한국 변압기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고, 북미 시장 외에도 중동, 유럽, 베트남 등 새로운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할 수 있는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 기술력과 품질: 한국 기업들은 자체적인 제품 설계 능력과 미국 스탠다드 규격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 가격 경쟁력: 특히 미국 시장에서 한국과 일본 제품이 품질과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 폭넓은 제품 포트폴리오: 우리나라 기업들은 중소형에서 초대형 변압기까지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른 경쟁기업 대비로 꽤 차별점을 가집니다.
- 안정적인 원자재 수급: 변압기 무게의 40%, 생산비용의 30%를 차지하며 변압기 내부 손실을 최소화하는 핵심재료인 방향성 전기강판을 포스코를 통해 안정적으로 수급받아 생산 안정성과 품질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전 세계적으로 미국 에너지부 기준에 적합한 방향성 전기강판을 생산하는 국가는 한국(포스코), 일본(JFE Steel, NSSMC), 독일(티센크루프)뿐입니다.)
- 신뢰성: 특히 중대형 변압기 시장에서 한국 제품이 높은 신뢰를 얻고 있으며, 미국 전력업체들이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